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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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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은경 조회 859회 작성일 12-11-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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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의 소설집 ‘눈이 내리네’. 장애를 가진 몸으로 힘차게 세월을 걸어온 작가의 이력처럼 이번에 실린 단편 열 편에는 장애를 가졌거나 고아, 이민자, 홀로 남은 여성 등 우리 사회에서 소위 아웃사이더들이라고 칭해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겪는 극한의 고독과 쓸쓸함에 대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모든 조건들이 결국 인간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통찰로 이어짐으로써 인간 존재와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총 열 편 중 일곱 편이 장애여성의 성인기에 치루는 통과의례를 고스라니 담고 있는데, 저기 푸른 섬(취업), 붉은 길이 보이는 창(연애), 눈이 내리네(결혼), 낙타가족(육아, 교육), 눈물똥(시댁, 죽음), 무극행(성), 그 남자의 휠체어댄스(사회)가 이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연령별 통과의례를 장애인은, 또한 장애여성은 어떻게 치러내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이자 우리 사회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실제로 작가는 장애라는 이유로 대학 면접시험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고, 불구폐질자라는 의료적 낙인에 의해 교사 임용 과정에서 탈락 당해 임시교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인간의 존재의미를 어느덧 상품과 화폐로 측정하고 스피드와 재미에만 의존하는 이 시대에 바닥을 기며, 목발로 비틀거리는 이런 문학이 아직도 존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의미는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한 권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