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동의, 관련법규 없는 지적장애인의 휴대전화 구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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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은경
조회 1,164회
작성일 12-10-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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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구 주안동에 사는 A(79·여)씨는 지난 4월께 지적장애 2급인 아들 B(40)씨가 구입한 지 3개월도 안된 휴대전화를 새로 바꾼 것을 보고 놀랐다. B씨가 주안동의 한 대리점에서 공짜라는 말에 현혹돼 보호자 동의없이 휴대전화를 새로 구입한 것이다. A씨는 대리점에 찾아가 휴대전화 해지와 변상을 요구했지만 대리점측은 '성인이면 지적장애인이라도 본인 의사에 따라 가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약관 이해능력 부족한데…
기기 변경 등 마음대로 가능
호객행위 무방비 '피해 속출'
A씨는 "판단력이 모자란 지적장애인에게 보호자 동의도 안 구하고 가입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서구 왕길동에 사는 C씨도 지난 9월 청구된 통신요금을 보고 지적장애 2급인 딸 D(30)씨가 지난 8월 휴대전화를 1대 더 구입한 사실을 알게 됐다. 대리점측이 진열된 휴대전화를 구경하던 D씨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서류작성을 권유한 것이다. 또 D양이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의 요금제를 변경하는 바람에 20만원이 넘는 '요금폭탄'까지 맞았다.
일부 휴대전화 대리점들의 지나친 호객행위에 지적장애인들이 휴대전화를 교체·가입하거나 요금제를 바꿔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보호자와 지적장애인단체 등은 보호자 동의없는 지적장애인 휴대전화 가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규정은 전무한 상황이다.
종전에는 이동통신 3사의 약관에 '지적장애 1, 2급은 보호자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장애인의 휴대전화 가입 등에 대한 개선공고를 낸 후 이 규정이 약관에서 사라졌다. 이에 따라 현재 장애인의 경우, 본인이 직접 대리점을 방문해 휴대전화 가입을 할 때 복지카드만 지참하면 된다.
23일 인천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의 휴대전화 가입 관련 피해 신고는 올해 4건이 접수됐다. 인천소비자연맹은 신고되지 않은 피해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 없어 우리로서도 조치할 방법이 없다"며 "보호자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관계자는 "정신연령이 7~8세에 불과한 지적장애인들이 복잡한 약관과 요금제를 이해하기란 어렵다"며 "휴대전화 가입시 보호자 동의를 포함하는 법적 규정이나 통신사 자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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