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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돕는 장애인들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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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849회 작성일 12-02-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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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늘 받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일해서 번 돈을 조금씩 모아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들을 돕는다는 게 참 찡하지 않나요? 그들은 진정으로 ‘감사’라는 말의 뜻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운석(42) 한울타리 대표는 다가올 봄처럼 따뜻한 일을 하나 벌였다. 일하는 장애인이 일할 수 없는 장애인을 도우면, 경제적인 보탬뿐 아니라 삶의 희망도 안겨줄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다.

23일 오후 대전광역시청 1층 로비에서 건강카페 시청점 1돌 행사가 열렸다. 정 대표와 장애인 직원들은 그동안 틈틈이 모은 기부금으로 저소득 장애인 5명에게 다달이 10만원씩 1년간 생계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식들과 연락이 끊기고 기초생활수급권마저 잃은 지체장애 2급 ㄱ씨에게는 긴급 생계비 50만원을 손에 쥐여주었다. 지난해 10월 휠체어에서 떨어져 목뼈가 부러진 최아무개(37·뇌병변장애 1급)씨를 위한 수술비도 일부 보탤 참이다. 나아가 정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한울타리와 건강카페 시청점 등에서 일하는 장애인 40명이 다달이 5000원씩 내면, 회사에서 5000원씩을 보태 기부금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건강카페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고 자부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꼭 1년 전 30㎡ 크기로 문을 연 건강카페 시청점에는 장애인 7명이 비장애인 2명과 함께 일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4억원에 이를 만큼 대박을 터뜨린 건강카페는 한울타리에서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우리밀 빵과 과자, 커피·음료 등을 시중보다 1000원 안팎 싸게 판다. 값싼데다 맛도 좋으니 입소문이 퍼져 개점 1년 만에 시청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으며, 평생교육문화센터와 한밭수목원 건강카페에서도 한울타리 식구들이 일하고 있다.

시청점에서 일하는 김경엽(35·지적장애 3급)씨는 내친김에 카페 창업까지 꿈꾸고 있다. 6살 연상 여자친구와 함께 지내는 김씨는 토요일에도 함께 카페에 나와 일을 배운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며 싱글벙글했다.

정 대표는 “후원자와 착한 소비자가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도움받은 장애인은 더 어려운 장애인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자립 의지를 심어주게 된다”며 “한끼 식량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면 평생의 식량이 된다는 격언을 실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