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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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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880회 작성일 12-01-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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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 ‘특수학교 설립 요구’, ‘중랑구, 동대문구에 특수학급을 설립하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든 박슬아 학생의 어머니가 우둑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중랑통합부모회(이하 부모회)는 서울시 중랑구, 동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초등학생 6학년(중학교 입학 예정자) 15명 모두 2012년도 특수학교 미배치를 통보받은 후 지난 16일부터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부모회에 따르면 중랑구와 동대문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졸업예정 장애학생들은 지역구에 특수학교가 없어 매년 서울동천학교와 서울광진학교에 입학지원을 했었는데, 올해 갑작스럽게 모두 미배치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부모회가 배치심사 기준을 문의하자 교육청 측은 “이미 매년 정원을 초과하는 학생들을 받아 수업의 능률도 떨어지고 운영이 힘들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입학인원을 조금 줄였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17조 제2항에 있는 법에 근거해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모회 측의 얘기는 다르다. 이현배 회장은 “교육청 측이 말하는 미배치 사유는 말이 안돼요.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의 기준은 ‘학교를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학생이 아닌, 학생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학교’가 맞는 거잖아요. 교육청의 말대로 하면 지역구에 특수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교육을 포기하라는 말 아닌가요.”

이날 1인 시위자로 나선 박슬아 학생의 어머니도 이번 미배치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박슬아 양의 어머니는 통합교육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통합교육’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제 아이 역시 초등학교는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을 다녔어요. 통합교육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수학급을 다 없애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처사예요. 저희 아이들 중에서 통합교육에 맞는 아이들도 물론 있지만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힘든 아이들도 많아요.”

실제로 부모회 어머니들은 모두 ‘특수학교’는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모회 측이 말하는 특수학교 필요성에 대해 ▲비장애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등 폭력에 노출될 우려가 있고 ▲보조교사의 부족으로 인한 수업 참여율 저하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아이들의 자활을 위해서 입시 위주의 일반학교 수업보다는 특수학교에서의 반복수업과 자활프로그램 등이 아이들에게는 절실하다는 것이 부모회 측의 입장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 했던 한도원 학생의 어머니도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제 아이도 비장애학생들이 빵을 사오라고 하는 등 괴롭히는 것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데 중학교는 얼마나 더 심하겠어요. 매년 배치가 됐으니까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올해 미배치되는 거 보니까 내년에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까……”라고 말하며 말을 잊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의 정책기조가 통합교육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특수학교 설립보다는 일반학교 배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며 “2017까지는 특수학교 증설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부모회 측의 항의가 지속되자 교육청은 교과부에 2017년 수요조사를 기점으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2013년에 수요조사를 하겠다고 변경한 공문을 교과부에 발송했다.

하지만 이 역시 부모회의 정보요청 공개로 확인한 결과 변경된 공문 역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문서는 ‘특수학급 신설 계획(A)’과 ‘특수학급 신설 수요(B)’로 나뉘는데, A쪽은 2017년까지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고 B쪽에만 증설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A의 경우 서울시의 예산 확보 또는 증설 계획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고 B는 예산 확보 계획과 관계없이 특수학급 정원초과, 학부모 요구, 학급 증설 계획 등의 사유로 특수학급 증설이 필요한 경우라고 명시돼 있다.

말 그대로 학부모들의 요청을 반영한 것뿐 서울시의 계획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부모회 측은 이 같은 서울시의 입장이 부모들의 간절함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분노했다. 재배치 사안 역시 교육청 측에 재배치 심사를 요청한 후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부모회 회원들은 “제발 교육청 관계자들이 현장의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교육정책이 변화하는 것이 당연한데, 일반통행 정책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은 특수학교의 증축이라는 것을 교육청 측이 묵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출처: 장애인생활신문>